16년 만에 최고치 찍은 환율, 정부 강력 대응에 급락 - 상세 분석

16년 만에 최고치 찍은 환율, 정부 강력 대응에 급락 - 상세 분석

16년 만에 최고치 찍은 원·달러 환율, 정부의 강력 대응에 급락

📅 2025년 12월 24일
💹 금융/경제
⏱️ 5분 읽기

핵심 요약

외환당국이 크리스마스이브에 금융위기 때보다 강력한 구두개입과 세제 인센티브를 동시에 발표하며 환율 급등세에 제동을 걸었습니다. 원·달러 환율은 장중 30원 넘게 급락하며 시장의 추가 상승 기대가 일순간 사라졌습니다.

1. 정부의 이례적 강경 대응

금융위기 이후 최강 수위의 구두개입

12월 24일, 외환당국은 서울 외환시장 개장과 동시에 "원화의 과도한 약세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발표했습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이제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변곡점을 예고했습니다.

특히 "정부의 강력한 의지와 종합적인 정책 실행 능력을 곧 확인하게 될 것"이라는 표현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강만수 장관의 "필요하면 확실히 개입하겠다"는 발언보다도 강한 수위로 평가됩니다.

30원
장중 환율 하락폭
1,484.9원
개장 환율
1,440원대
최저 낙폭 수준

동시다발 정책 공세

구두개입에 이어 기획재정부는 파격적인 세제 인센티브를 발표했습니다. 해외 주식을 매도하고 국내 주식에 1년간 투자하면 해외 주식 양도소득세 20%를 1년 동안 비과세하는 방안입니다. 일각에서 해외 주식 양도세를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 가운데 정반대로 국내 시장 복귀를 유도하는 당근책을 내놓은 것입니다.

또한 오전 장중에는 국민연금공단이 한국은행과의 외환스와프를 통해 전략적 환 헤지를 개시했다는 외신 보도도 나왔습니다. 정부와 한은이 총동원된 환율 안정 작전이었습니다.

2. 16년 만의 고환율, 왜 문제인가?

금융위기 수준에 근접한 환율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2월 22일 1,480.1원, 23일 1,483.6원으로 주간 거래를 마감했습니다. 종가 기준으로 이틀 연속 1,480원을 웃돈 것은 2009년 3월 이후 16년 만에 처음이었습니다.

실질실효환율도 급락
원화의 실질실효환율은 지난달 말 87.1까지 하락해 2009년 4월 이후 16년 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달러 대비 원화 가치만이 아니라 전반적인 원화의 구매력이 약해졌다는 의미입니다.

달러 약세 속 두드러진 원화 약세

더욱 주목할 점은 달러인덱스가 4월 초 102~103에서 최근 97~98까지 하락했음에도 원화 약세가 지속되었다는 것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달러 가치가 떨어지는 상황에서도 원화는 더욱 빠르게 약세를 보인 것입니다.

3. 정부가 동원한 정책 수단들

단기 수급 개선책

정부와 한국은행은 이번 환율 급등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 도구를 꺼내 들었습니다:

선물환 포지션 제도의 합리적 조정: 금융기관의 외환 거래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 시장 유동성을 높였습니다.

외화유동성 스트레스 테스트 부담 경감: 은행들이 외화 확보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했습니다.

거주자 원화 용도 외화대출 허용 확대: 국내 기업과 개인이 외화를 더 쉽게 조달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국민연금 관련 뉴프레임워크 모색: 세계 3위 규모의 국민연금 기금운용 방식을 개선해 환율 변동성을 줄이려는 시도입니다.

한국은행은 2025년 1월부터 6개월 동안 금융기관 외환건전성 부담금을 면제하고, 외화예금 초과 지급준비금에 이자를 지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4. 시장 반응과 전문가 분석

즉각적인 환율 하락 효과

정부의 공세는 즉각적인 효과를 발휘했습니다. 1,484.9원으로 출발한 환율은 구두개입 직후 계단식으로 낙폭을 키워 오후 3시를 넘어서며 1,440원대까지 급락했습니다. 개장가 대비 30원 넘게 떨어진 것입니다.

구두개입과 세제 인센티브 발표, 국민연금 환 헤지 보도에 더해 당국의 실제 시장개입 소문까지 퍼지면서 하락 폭이 확대됐습니다. 마침 달러인덱스도 이날 오전 97.744로 하락해 환율 하락에 힘을 보탰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매수세를 보였습니다.

💼 서정훈 하나은행 수석연구위원

"정부가 강한 의지를 적시에 잘 보여줬다. 고점 인식이 확실히 자리 잡으면 수출업체의 달러 매도 물량이 더 나오면서 빠르게 환율이 낮아질 수 있다."

💼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

"크리스마스 직전으로 거래량이 크게 줄어든 상황이어서 당국이 더 강력한 힘을 발휘했다. 연말까지는 환율이 어제의 고점을 돌파할 가능성이 상당히 낮아졌다."

장기 전망은 엇갈려

단기적으로는 정부 대응이 효과를 발휘했지만, 장기 전망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립니다.

긍정적 전망: 문정희 KB국민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정부 대응이 단기적으로 환율 안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다양한 정책 수단이 병행된다면 환율 방향성 인식에도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신중한 전망: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달러 강세나 위험 회피가 유지되면 되돌림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며 "환율을 내려야 한다는 목표에 정책이 고정되면, 시장은 오히려 당국의 방어 레벨을 추정하며 테스트하는 구도로 바뀔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5. 근본적 해결책은 무엇인가?

구조적 변화의 필요성

전문가들은 당장의 수급 불균형 해소 대책은 전술적 대응에 불과하다고 지적합니다. 서정훈 수석연구위원은 "장기적, 전략적 관점에서 여러 기관과의 정책 믹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백석현 이코노미스트는 더 근본적인 문제를 지적합니다. "국내 자본이 해외 투자를 확대한 배경이나 국외 자본이 국내 투자를 축소한 배경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원화 약세 흐름을 꺾기 쉽지 않다"며 "기술 혁신을 통한 생산성 제고와 수출 경쟁력 회복, 의대가 최고라는 고정관념을 깨는 충격 등 구조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주요 구조적 과제
▪ 기술 혁신을 통한 생산성 향상
▪ 수출 경쟁력 회복
▪ 국내 투자 매력도 제고
▪ 외국인 투자 유치 환경 개선
▪ 장기적 산업 경쟁력 강화

향후 전망

당국이 의지와 능력을 거론하며 존재감을 드러낸 만큼, 그동안 내놓은 장단기 환율 안정책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작동할지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될 전망입니다. 연말까지 남은 나흘 동안 환율이 안정세를 유지할 수 있을지, 그리고 내년 초 시장 상황은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됩니다.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약해지면서 달러가 다시 강세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고, 엔 캐리 청산으로 인한 원화 약세 압력도 여전히 존재합니다. 정부의 강력한 의지 표명이 시장을 얼마나 오랫동안 설득할 수 있을지가 관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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